거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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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찍기 전엔 누구도 벗어날 수 없다
1970년대, 다 찍은 영화 〈거미집〉의 결말을 다시 찍으면 더 좋아질 거라는 강박에 빠진 김감독이 검열 당국의 방해와 바뀐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배우와 제작자 등 미치기 일보 직전의 악조건 속에서 촬영을 감행하면서 벌어지는 처절하고 웃픈 일들을 그리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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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추석 개봉 김지운 감독의 10번째 장편 영화로 제76회 칸 영화제 비경쟁부문에 초청됐으며,
프리미어 상영이 종료되자 관객들은 12분 동안 기립박수를 보냈다고 한다.
배우 박정수는 데뷔 51년 만인 칠순 나이에 칸 영화제에 처음 초청받았다.
-2023년 개봉 당시 20세기부터 쓰인 적 없던 1.66:1 화면비로 제작됐다.
-정우성이 특별 출연했으며 당대 천재 영화감독이자 김감독(송강호)의 스승님으로 나온다.
-영화 거미집의 구성이 일반 영화와 다르게, 창작 과정에 대한 이야기이자
극 중 극을 나오기 때문에 생소하게 생각하는 관객도 많았다.
-개봉 당시 흥행에 성공하지 못했으나 평롱가와 영화 마니아층 사이에서 많은 호평을 얻었다.
6,70년대의 시대 배경으로 당시 충무로의 풍경을 잘 구현해 냈다.
-연기력이 입증된 캐스팅 또한 화제를 모았다.
송강호, 임수정, 오정세, 전여빈뿐만 아니라 걸그룹 f(x)의 모습이 더 익숙한 정수정(크리스털) 역시 안정적인 연기력을 보여주며 호평을 받았다.
-고(故) 김기영 감독의 유족들은 주연 송강호 배역을 두고, 고인을 모티브로 하여 부정적 묘사했으며
인격권과 초상권을 침해했다며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이에 제작진은 김기영 감독을 모티브로 한 것이 아니며, 영화 배경이 1970년대 충무로다 보니
당시 분위기인 영화 <마의 계단>, <앨프리드 히치콕 감독의 사이코>, <하녀> 등의 느낌이 풍겨 날 뿐이라며
당시 영화감독들의 일반적인 외양 묘사라고 반박했다.
다행히 유족과의 상영금지 소송에서 합의가 이루어져 정상 개봉되었다.
개봉 : 2023.09.27.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불타는 사랑'을 데뷔작으로 엄청난 성공을 거둔 '김열'(송강호) 감독은
이후 3류 치정극만 제작하며 스승인 '신감독'(정우성)과 비교를 받으며 곤욕을 치른다.
김감독(송강호)은 항우울제를 다량 복용하며 하루하루 버틴다.
어느 날, 김감독은 최근 연출작인 '거미집'에 대한 생생한 꿈을 꾸고,
꿈을 타자기로 써 내려가며 결말 부분만 변경하면 걸작이 될 것을 예감한다.
하지만 세트장은 이미 철거를 시작했고, 거미집에 출연했던 배우들은 다른 작품을 촬영하고 있었다.
이 중에 가장 큰 문제는 검열이었다.
결말을 수정한 시나리오는 김 부장(김민재)이 힘을 썼지만 문화공고부의 촬영 허가를 받지 못한다.
시나리오에서 [남편에게 버림받은 후 목숨을 끊는 여주인공 '민자'(임수정)가,
남편과 시부모에게 복수하는 인물로 바뀐 것이 퇴폐적]이라는 지적 때문이었다.
김감독(송강호)은 포기하지 않고 사람들을 불러 모아 재촬영을 감행한다.
김감독의 유일한 조력자는 스승 신감독(정우성)의 조카이자 제작사 신성필름의 후계자인 '신미도'(전여빈)였다.
재정을 담당하던 미도(전여빈)가 총대를 메고 세트를 되살리는 데 성공하지만,
다시 모인 배우들이 허가받지 못한 영화를 촬영하는 것에 대해 불만을 드러낸다.
이에 미도는 양주를 대접해 배우들을 취하게 만든 후 촬영을 감행하고,
세트장을 자물쇠로 걸어 잠근 후 전화선을 모두 뽑아놓는다.
촬영을 강행하던 중 일본 출장을 마치고 돌아온 '백 회장'(장영란)은 촬영을 강행한 것을 알고 당장 취소하라고 소리치지만
미도와 스태프들의 설득에 결국 받아들인다.
이후 문공부 국장까지 이를 알고 세트장에 찾아오지만,
가짜 반공영화 대본에 혹해 촬영을 승인하고 직접 촬영을 직관하기로 한다.
한편, 다방 직원이었던 '한유림'(정수정)은 김감독(송강호)을 만나면서 배우가 되었지만
협의도 없이 진짜 거미를 얼굴에 뿌리는 등의 촬영 강도에 불만을 내비친다.
유림은 호세(오정세)와 불륜 관계로 아이를 임신했으나 호세의 아이가 아니라는 사실을 영화 관계자들 앞에서 고백한다.
이로 인해 팀에서 이탈하는 것처럼 보였으나, 연기를 할만한 사람이 유림밖에 없던 상황에
그녀는 진심을 담은 연기로 모든 사람들의 인정을 받는다.
우여곡절 끝에, 김감독(송강호)은 바뀐 결말의 영화 거미집을 완성하고,
상영관에서 감독으로서의 인정인 박수갈채를 받는다.
하지만 김감독은 만족스럽지 못한 표정을 보이며 영화가 끝난다.
김감독(송강호)의 데뷔 작품인 영화 <불타는 사랑>은 그의 시나리오가 아닌
사망한 신감독(정우성)의 작품을 훔친 것이었다.